WSJ 외신기자, 수준이하 질문? 수준이하 통번역부터 문제였다.

2010. 3. 16. 08:33KISH_NOTE


월스트리트저널 외신기자, 람스타드가 외신기자 클럽에서 있었던 기자회견 중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던진 질문과 기자회견 후 기획재정부 외신대변인에게 한 욕설이 뉴스꺼리가 되었다.

 

내신기사에 따르면,

 

"지난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외신기자클럽 간담회를 가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에번 람스타드 기자는 윤 장관에게 “한국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낮은 것은 룸살롱 문화 때문 아닌가”라고 물었다. 한국 기업들이 직장 회식 문화 때문에 여성들을 받아들이길 꺼리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들렸다. (조선닷컴)"

 

"욕설 사태의 발단은 8일 오후로 거슬러올라간다. 재정부 관계자와 간담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WSJ 에반 람스타드 기자는 윤증현 장관에게 "여성의 날을 맞아 묻는다"며 "한국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룸살롱 등 잘못된 직장 회식 문화 때문이 아니냐"고 물었다.

한국 경제 상황과 상관없는 돌발 질문에 윤 장관이 당황한 기색을 보이자 장내는 잠시 술렁였다. 하지만 윤 장관은 "한국은 최근 발령받은 검사 중 절반이 여성", "가정에서도 한국 여성만큼 경제권을 가진 나라도 없다"는 등의 예를 차근차근 들어가며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한국일보)"

 

"기획재정부는 9일 벌집을 쑤셔놓은 듯 격앙된 분위기였다. 한 외신 기자가 경제 수장 윤증현 장관에게 한국을 비하하는 노골적 질문을 한 것도 모자라 정부 대변인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 퍼부은 것.

윤 장관은 전날 서울외신클럽 간담회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 에반 람스타드 기자로부터 "한국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룸살롱 때문이 아니냐. 재정부 직원들도 접대를 받아 룸살롱에 가는데 기준이 있느냐"는 황당한 질문을 받았다.

윤 장관은 "근거 없는 정보"라고 차분하게 응답했다. 하지만 간담회를 마치고 돌아서는 윤 장관의 속내는 부글부글 끓었다고 한다.
(머니투데이)"


이런 기사와 함께 대부분의 내신은 "수준이하 외신기자", "수준이하 외신, 강력 대응해야..", "외신기자의 상식이하 한국 공격" 등 비판 헤드라인 일색이었다.

 

처음, 내신 기사를 읽으면서 키쉬 또한 잠깐, 월스트리트저널 기자가 뭐 이런 밑도 끝도 없는 질문을 했을까? 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룸살롱 문화 때문에 한국 여성의 사회참여율이 낮다니.. 무슨 인과관계가 이렇게 비약적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룸살롱 문화가 있다는건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그 것 때문에 한국 여성의 사회참여율이 그렇게 낮은 것 같지는 않은데..

 

한국 사회를 어설프게 안 한 외신기자의 끼워맞추기식 질문인가? 라는 생각을 하다가 그래도 미국 유수의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가 이렇게 이상한 질문을 했을리가 없다는 생각에, 혹시 미국인 기자가 어설픈 한국어로 질문을 하다가 뭔가를 띄엄 띄엄 빼먹고 질문을 해서 문맥이 이상한가? 하고도 생각을 해보다가 궁금해서 질문 원문을 찾아보았다.

 

영자신문을 보니 질문 원문은 영어였던 것 같은데, 번역을 해보면 내신 기사에 나온 내용과 살짝 다르다.

 

"The Wall Street Journal reporter asked Yoon whether the after-hours "room salon" culture in the male-dominated Korean business community makes it difficult for Korean women to be competitive in the workplace. The term "room salon" here usually refers to a private bar in which male customers have drinks with female employees. (The Korea Herald)"

 

직역하면 "근무시간 외의 룸살롱 문화같은 남성중심의 한국 비즈니스 풍토가 직장내에서 한국 여성들의 경쟁력떨어뜨리지는 않는가?"이다.

 

내신 기사에는 마치 룸살롱 회식문화가 여성의 사회 참여율을 저하시키고 있는 것 처럼 얘기하고 있는데, WSJ의 람스타드 기자 질문을 영어로 보면 competitive in the workplace, 즉 직장내 경쟁력을 말하고 있으므로 이미 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구성원의 불이익 요소를 말하고 있다.

 

이건 엄연히 다른 내용인데,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 현장에서 통역의 실수이거나 현장에서 기획재정부 담당자들의 영어실력 문제이거나 둘 중의 하나로 질문의 취지가 잘 못 전달 된 것 같다.

 

"근무시간 외의 룸살롱 문화같은 남성중심의 한국 비즈니스 풍토가 직장내에서 한국 여성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는가?" 라는 질문에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은 최근 발령받은 검사 중 절반이 여성", "가정에서도 한국 여성만큼 경제권을 가진 나라도 없다"는 등의 예를 차근차근 들어가며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는 기사내용을 보면 확실히 동문서답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내신 기사들을 보면 전부 “한국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낮은 것은 룸살롱 문화 때문 아닌가”라는 질문을 전제로 외신기자 질문의 "수준"을 말하고 있다.

 

조선일보에 기고한 김영민 기획재정부 외신대변인의 글을 보면, {질문은 "룸살롱 회식과 같은 한국의 직장 유흥 문화가 저조한 여성 취업의 이유가 되지 않는가"하는 것이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가고 있는 한국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하지 않았을 질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써있는걸로 미루어보아, 대변인은 더더욱 확대 오역을 하고 있다.

 

허허..

 

웃음이 나온다.

 

내신기자들과 기획재정부 관계자분들의 영어실력이 수준 이하는 아니었을까?

 

내신기자들도 기자인데, 사실확인을 위해 실제 람스타드 기자가 뭐라고 질문했는지 찾아보지 않았을까?

 

그런데, 어떻게 difficult for Korean women to be competitive in the workplace를 한국 여성의 사회참여율(취업율)이 낮은 것 이라고 해석해서 기사를 쓰고 있을까?

 

물론, 기자회견 후에 대변인이 뭐라고 했건 대변인에게 기자가 욕설을 한건 명백한 잘못이다.

 

하지만, "근무시간 외의 룸살롱 문화같은 남성중심의 한국 비즈니스 풍토가 직장내에서 한국 여성들의 경쟁력떨어뜨리지는 않는가?"라는 질문은 아주 수준 높은 질문이라고는 하기 힘들어도, 여성의 날을 맞아 외신기자가 한국에서 충분히 해볼 수 있을만 한 질문이었다는 생각이다.

 

기획재정부는 질문보다는 욕설에 대한 대응으로 람스타드 기자에게 공보서비스를 중단 한다고 했지만, 욕설이 나오게 된 과정에서 오역이 한 몫 했다는 점이 걸린다.

 

람스타드 기자가 욕설을 한 이유가 기획재정부 외신대변인이 자신에게 "unprofessional"이라고 했기 때문이라던데, 외신대변인이라면 외신기자 질문의 수준을 논하기 전에 외신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부터 키워야 되지 않을까?

 

정부 외신대변인이나 내신기자들의 오역이 원인이 되어 공보서비스 중단까지 치달은 것 또한 unprofessional 하게 비춰져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