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뱅크

2009. 1. 6. 12:23KISH_NEWS



가자지구는 여전히 봉쇄중이라 외신기자증을 발급받고 웨스트뱅크에 다녀왔습니다.

말로만 듣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장벽과 삼엄한 검문소를 통과했습니다.

국경의 검문소 (Check Point) 주변에서는 산발적인 시위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 검문소에서 한판 붙었는지 최루탄 냄새가 아직 남아있더군요.

레바논에서 방탄헬멧과 방탄조끼가 너무 덥고 무거워, 며칠 입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안 입고 다닌 기억이 있어서 이번엔 최대한 가볍게 다니려고 플래스틱으로 된 프로텍 헬멧과 얇은 CVC(장갑차 승무원용 파편보호조끼)를 가져왔는데 가자지구가 아니라 웨스트뱅크 시위현장에서 오히려 후회가 되네요.

이제 이스라엘군이 시위현장에서 쏘는 탄이 고무탄이 아니고, 고무코팅탄도 아니고, 금속탄이랍니다.

탄에 맞아 본 팔레스타인 시위대 말에 따르면 다리에 맞았는데 살을 뚫고 들어가서 뼈에서 멈췄는데 고무코팅이 없이 탄두가 뭉뚝한 금속탄이었답니다.

머리나 가슴에 맞으면 박힐테니 실탄이나 다름이 없는거죠..

게다가 지근거리에서 조준해서 쏘니..

기자라고 봐주는 것 도 아니고.. 유탄이 여기 저기 튀고..

아.. 진짜 짜증납니다.

가자지구도 가자지구지만 웨스트뱅크도 전쟁이네요..

이스라엘 군이 요즘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바짝 긴장해서 검문소에서 조금만 수상해보여도 총 겨누고 난리가 아닙니다.

레바논 다녀왔을 때 한 친구가 "옆에서 총알이 막 튀고 그러냐?"라고 묻길래 "아니, 그런 적은 없어."라고 했더니 실망하는 눈빛을 보이던데.. 이제 진짜 옆에서 총알 튀는데 왔네요. 아.. 맞기 싫다.. 오랜만에 겁나네 이거..

내일 아침 8시 반부터 웨스트뱅크 안에서 시위대랑 같이 움직일 예정인데, 지금 이미 새벽 5시.

잠이 안와서 뒤척이다가 "해외로밍중인 고객에게 연결합니다."라는 메세지도 나올텐데 "고객님 안녕하십니까. 시티카드입니다"라는 전화에 잠이 완전히 깨서 이 일기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