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H, 여전히 카불에 갇혀있습니다.

2011. 7. 28. 16:30KISH_NEWS


 
오전 7시, 짐 다 싸들고 막사를 나와 낑낑거리며 터미널에 갔습니다. (약 4-500미터 거리)

방탄조끼를 입고, 여행용 배낭 하나와 더플백 하나와 헬멧과 카메라 두 대와 허리에 차는 중간 사이즈의 백을 이고 지고 긴 줄을 서서 체크인을 하는데 민간인은 일단 뒤에서 기다리랍니다. 캐나다, 호주, 미국, 싱가폴, 프랑스 군인들이 엄청난 군장을 가지고 먼저 체크인을 합니다.

저 이외에 각종 민간인 (민간 계약업체 직원, 정체를 알 수 없는 기타 등등 민간인들) 약 열 명은 군인들이 모두 체크인 한 다음 체크인에 들어갔습니다.

보딩패스를 받고, 수하물 태그도 받고 드디어 X-Ray 앞으로 갑니다.

민간인 절반은 제 앞에서 X-Ray 통과해 대합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관계자가 소리를 지릅니다.

“쏘리~ 민간인 전부 보딩패스 반납해~ 자리 없다~”

대합실에 있던 민간인까지 전부 쫓겨납니다.

어제, 그저께 칸다하르로 가는 수송기 2-3대가 기체이상으로 비행 취소되었는데 그때 못 간 병력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자리가 없답니다.

병력 우선이라 민간인은 뒷전이구요..

허무하게 짐을 다시 낑낑 메고 막사로 돌아옵니다.

공보장교는 미안하다며 다음 비행기는 내일 모레인 토요일에나 있답니다.

민간항공도 알아봤지만 자리가 없네요.

카불에서 대체 며칠을 있는건지..

공보장교가 미안해하면서 ‘여기 있으면서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다 얘기해’ 하길래 ‘그럼, 여기 있는 동안 사진이나 찍게 해줘’ 했더니 그것만 빼고 다 얘기하라네요.. ;;

사진도 못 찍는 기지 안에서 내일 모레까지 대체 또 뭘 하며 시간을 때워야 되는지..

이건 뭐 휴가네요.. 여름휴가..

그런데 무슨 여름휴가를 이렇게 더운데로 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