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전투의 최선봉, 육군 항작사 코브라 대대

2008. 11. 30. 20:40MILITARY_PIX
















키쉬에게 헬리콥터는 군사장비 중 가장 매력적인 피사체 중 하나다. 전차나 전함은 지형이나 수면을 따라 움직이지만 헬리콥터는 거침없는 공간 속에서 상하좌우 다각적인 기동이 가능하여 새처럼 자유롭다.

하늘을 나는 군사장비 중에는 헬리콥터 이외에 전투기도 있지만 헬리콥터는 전투기보다 저고도, 저속비행이 가능해서 이 착륙 시에도 근접촬영이 가능하고 순식간에 기수를 다각도로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이 있는데다가 끊임없이 회전하는 로터에서 퍼뜨리는 강력한 바람과 엔진에서 뿜어내는 열기가 만들어내는 드라마틱한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에 촬영을 하기에는 아주 매력적이다.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키쉬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헬리콥터를 탑승하거나 이착륙하는 헬리콥터 근처에서 촬영을 하다보면 바로 옆의 사람이 말하는 것조차 잘 안 들릴 만큼 큰 로터 소리와 로터가 만들어내는 태풍에 가까운 바람으로 주변의 흙먼지가 사방에 뿌려지며 온 몸으로 공기와 부딪히는 상황은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아드레날린을 만들기에 충분한 것 같다.

그래서 시끌벅적한 헬리콥터 로터 소리를 떠올리며 항공작전사령부 예하 코브라 대대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활주로가 너무 조용하다.
대대 전술훈련이 지상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조종사의 고정관념을 깨고 조종사들이 땅에 펙을 박으며 텐트를 치고 있었다. 실전이 발발 했을 때를 가상해서 야전 숙영지를 설치하고 야전 생활을 하는 훈련이었다. 육군의 다른 부대에 비해 아무래도 야전 숙영을 자주 하는 편이 아니어서인지 오래간만에 캠핑이라도 나온 듯, 즐거워 보인다. 다른 육군 병사들과 다른 모습은 파일럿의 상징 같은 선글라스와 전술조끼에 찬 컴뱃나이프.

텐트를 나와 활주로로 돌아 가보니 조용하던 활주로로 코브라 헬리콥터가 진입하고 있었다. 그런데, 착륙할 고도가 되어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비상시에 스키드를 땅에 끌듯이 착륙하는 비상착륙 훈련 중이었다. 비상착륙 훈련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들어오는 코브라 헬리콥터를 뒤로 한 채 이번엔 격납고를 향했다. 격납고에서는 정비병들이 코브라 헬리콥터 한대에 몇 명씩 달라붙어서 분주하게 정비 중이었다. 그런데 재미 있었던건 한 병사가 진공청소기로 사수석과 조종석을 청소하던 모습...

활주로나 관제탑으로 가기 위해 몇 번의 보초를 통과해야 했는데, 보초들이 특이하게 하나같이 착검을 하고 있었다. 최전방에 가도 착검한 보초는 많지 않은데 아마 그만큼 보안이 필요한 부대여서인가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앳된 이등병의 얼굴이 봄을 알리는 개나리만큼이나 수줍다.

오후가 되자 본격적인 편대비행이 실시되었다. 야전에 숙영하고 있던 조종사들이 프로펠러를 고정하고 있던 선을 떼어내고 기체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정비병들이 이미 꼼꼼히 기체를 정비해놓은 상태지만 조종사들이 비행직전 기체를 재점검하는 손길은 마치 애마를 정성껏 쓰다듬는 듯 섬세하다.

드디어 4.5톤의 헬리콥터 로터가 돌기 시작하고 쇠를 가는듯한 로터 소리가 활주로 안의 모든 공기에 가득 차면서 코브라 네 대와 BO105 한대가 줄을 지어 저속으로 저공비행하는 장면은 마치 거대한 금속 곤충들이 천천히 움직이는 장면처럼 장관이었다.

춘천호까지 500MD를 타고 편대비행 동행취재를 한 뒤, 부대로 복귀하자 이미 해가 저물고 있었고 노을이 지는 동안 부대로 복귀하는 헬리콥터 편대 아래에서는 야간비행을 위해 다른 편대가 시동을 걸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영공은 공군이 지키겠지만 우리나라 영공에서 또 다른 방어막을 형성하고 24시간 가동 중인 육군 항공작전사령부가 있다는 사실이 든든하다.



2007. 4.

글, 사진 : 김상훈 KISH www.kishkim.com
취재지원 : 육군본부 www.army.mil.kr